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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230억원 투입해 ‘썩는 플라스틱’ 개발…롯데케미칼 ‘관심’/ BLOTER
2022-04-26 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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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정부가 폐플라스틱 저감 관련 연구개발(R&D) 사업에 230억원을 투입한다. 이 사업에 관심을 나타낸 기업으로는 폐플라스틱 활용 사업에 이미 진출한 롯데케미칼이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3일 방사선 기술을 융합해 폐플라스틱 저감 순환구조를 구축하는 연구개발 사업을 내년에 신규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엔 2026년까지 약 230억원이 투입된다. 이미 내년 정부안에 해당 사업과 관련한 예산 20억원이 반영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 △비재활용 플라스틱 분해·최종처리와 관련한 핵심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물질이라 ‘썩는 플라스틱’이라고도 불린다. 원료는 주로 유전자변형 농수산물(GMO)에서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방사선 기술을 활용해 현재 전량 수입하고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를 국산화하자는 취지”라며 “현재는 주로 GMO 옥수수를 통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는데, 수수 등을 활용해서 국내에서도 이 원료를 생산코자 한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에 추진하는 폐플라스틱 저감 관련 연구개발(R&D) 사업 주요 내용.(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 공모를 통해 국내 폐플라스틱 저감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제한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한계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폐플라스틱 저감 생태계 구축에 병목 현상을 없앴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식물) 생산과 플라스틱 분해(미생물) 모두 생명체를 기반으로 이뤄져 유전자 조작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그간 국내에 확보한 방사선 기술 역량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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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진행되는 연구는 우선 △방사선육종기술을 활용한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자원 개발 △방사선 변이제어기술을 활용한 비재활용·난분해 플라스틱 고속분해 미생물 제제 개발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기술을 활용한 위해성 평가 기술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방사선육종기술은 돌연변이를 잘 일으키는 방사선을 인위적으로 처리해 돌연변이 발생 빈도를 높여 그 후대에서 발생하는 유용한 변이체를 선발·육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의 구체적인 목표로는 △방사선을 이용해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 식물의 국산화 △플라스틱 고속 분해 미생물 개발 △미세 오염원 추적 및 처리 원천기술을 확보 등을 내걸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 구체적인 기획을 마치고 사업 공모 모집은 내년 1월께 시작해 4월까지 선정 평가가 진행된다”며 “연구진은 내년 5월쯤 선정돼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에 추진하는 폐플라스틱 저감 관련 연구개발(R&D) 사업 주요 내용.(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투자 판단 ‘새 지표’ 플라스틱, 미래 먹거리 부상…롯데케미칼 ‘선두’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조지아주립대 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생산 비용은 낮지만 재활용 비용은 많이 들어 벌어진 현상이다. 1950~2015년간 83억t의 플라스틱이 생산됐고, 이 중 63억t이 쓰레기로 폐기됐다. 12%는 소각, 79%는 매립돼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폐플라스틱에 대한 각국의 규제도 높아지고 있다. 플라스틱 중 99%는 석유를 활용해 탄소 배출 문제와도 엮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를 통한 투자 판단 기준 중 하나로 ‘폐플라스틱 처리’가 떠오르며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SG 평가업체가 플라스틱 관련 지수를 만들면서 화학 관련 기업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단 견해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플라스틱이 필수적인 존재인 만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오염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재활용을 늘리거나 생분해성 소재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교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기업들이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다양한 투자 기회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에 추진하는 폐플라스틱 저감 관련 연구개발(R&D) 사업 주요 내용.(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에선 롯데케미칼이 폐플라스틱 활용 산업에 진출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재생 폴리프로필렌(PCR-P)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진행하는 폐플라스틱 저감 관련 연구개발 사업 공모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과기정통부가 사업 추진 전 산·학·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도 참가했다. 해당 간담회에 참여한 유일한 산업체다. 강종원 롯데케미칼 연구전략 팀장은 간담회를 통해 해당 기술의 산업적 적용성·실용화 가능성·기술지원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 재생 폴리에틸렌 소재 제품 포장백.(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다양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4월엔 2024년까지 울산2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11만t 규모의 C-rPET공장 신설을 결정하기도 했다. C-rPET은 폐페트(PET)를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기계적으로 재활용되기 어렵던 유색 및 저품질 폐PET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또 국내 최초로 재생 폴리에틸렌(PCR-PE) 포장백을 자체 개발, 자사 제품 포장에 활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국내 PET 1위 생산기업으로서 화학적 재활용 페트 사업에 투자해 자원 선순환 확대를 위한 주도적인 변화를 이끌 계획”이라며 “2030년까지 기존 울산 PET공장을 전량 화학적 재활용 페트로 전환하여 연간 34만t 규모로 생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용홍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글로벌 ESG 경영과 환경규제 등을 고려할 때 다각적인 기술혁신이 요구된다”며 “과기정통부는 폐플라스틱처럼 사회현안해결을 위한 융합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방사선 이용 폐플라스틱 저감기술 전문가 간담회’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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